인구 감소로 대학신입생도 급감… 가상대학 활성화로 학생 선택권 강화

향후 10년에서 20년 전세계 및 한국사회는 많은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경제, 산업, 사회 등 간 분야에서의 변화에 따라 대학의 교육방향도 바뀌어야 한다. 대학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야하기 때문이다. 미래사회에 맞춰 미래 대학의 학문구조 및 인프라 변화를 알아보고, 더 나아가 우리대학이 미래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어떤점에 집중해야하는지 연재기획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미래학계에서는 미래를 가까운 미래(5년 이내), 중간미래(5-20년), 먼 미래(20-50년), 아주 먼 미래(50년 이후)로 분류하고, 실현가능성에 초점을 두어 중간미래 이내의 미래를 주요 탐구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2010-2020년은 중간미래에 해당하는 시기로, 지식기반사회에 진입한 한국이 지식사회를 구축, 발전시키는 중차대한 시기로 예측된다. 대학은 전형적인 개방체제로서 지식사회 패러다임으로부터 부각되고 있는 환경변화추세를 분석하고 이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이 시기에 한국의 대학교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인구, 사회, 정치, 기업, 교육면의 환경추세를 살펴본다.

사회·정치 분야의 미래모습

인구 면에서는 대부분의 영역에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연령계층별 인구구성비가 크게 변화한다. 2010년부터 청년층은 25% 이하로 감소하고 중장년층은 50% 이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고, 이후 감소폭과 증가폭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대학교육인구의 급감으로 이어져 대학의 위기가 도래하나 한편으로는 청년층뿐 아니라 중장년층도 중요한 인적자원개발의 대상이 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대학은 평생학습의 장이 되어 성인학생뿐 아니라 외국의 많은 유학생을 유치해야 한다. 성인학습자에게 알맞은 교수·학습방법과 환경, 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 교수요원의 다양화와 전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사회 면에서는 디지털을 매개로 지식이 계속적으로 가속화·고품질화 되는 디지털사회의 특성이 생활 전반에 본격적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식·정보가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여 삶의 질을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디지털 불평등에 따른 정보소외와 함께 대면접촉의 위약으로 인간소외 현상이 나타나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은 학내외로 학습중심의 지식·정보DB를 구축, 재학생들의 팀학습 활동을 진작시키는 한편 감성을 풍요롭게 해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감성능력이 길러지고 소속대학에 동질감을 갖게 된다.

모든 사회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미래대학은 가상교육을 운영하여 정보를 유통하는 중추기관 역할을 할 것이다.
정치 면에서는 하이퍼폴리틱스(Hyper-politics, 통신혁명에 따른 정치의 변화양상)의 가속화로 대의민주주의의 위기가 도래하여 선거구와 정당 개념이 희박해지고 투표율이 크게 낮아질 것이다. 하이퍼폴리틱스는 직접민주주의와 참여민주주의로 이어지고, 이는 생활민주주의로 정착된다. 이는 조직을 열린조직·열린경영으로 전환시켜 조직구성원은 자율성과 창의력을 발휘하면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대학경영도 열린경영으로 전환하여 경영의 과정에 교수와 행정관리직뿐 아니라 학생의 수월성을 충분히 반영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미래사회 기업과 교육의 변화

기업 면에서는 지식기반기업과 지식기업이 주된 기업이 되어 기업조직은 지식기반 구축을 위해 학습조직으로 전환하고, 기업활동의 많은 부분이 사이버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근무환경도 가상조직, 원격근무 및 재택근무 등이 활성화되어 탈 상근제와 탈 사무실근무가 거대추세가 된다.

또한 이 시기에는 대부분의 직종이 지식근로직, 대인봉사직, 직접생산직으로 대분류되는 직종통합이 출현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인봉사직과 직접생산직도 지식근로자의 특성을 심화시켜야 경쟁력이 발휘되므로, 결과적으로 모든 직업인은 지식근로자에 접근해야 한다. 지식근로는 학습능력을 기반으로 수행되어 기업조직은 학습조직으로 전환한다.

대학도 학습조직을 구축하여 대학구성원의 학습능력을 개발하고 학내 지식기반을 견고히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교수집단을 학습조직으로 전환하는 일이 중요하다. 교수집단은 학생들의 학습조직 활동을 설계하고 이끌고 평가하여 피드백 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역동적인 학습조직문화 속에서 학생들은 앞으로 각 조직체에서 팀활동을 주도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차세대 리더로서의 역량이 길러지게 된다.

교육면에서 보면 열린교육이 정착되어 제도권 교육과 제도권 밖 교육이 밀착된다. 이에 따라 사회교육기관과 가상대학·사내대학이 크게 부각된다. 대학은 평생교육기능을 수용, 우수한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하여 가상교육으로 운영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게 된다. 특히 대학도서관은 지식·정보유통센터로 전환, 대학을 지식사회의 중추기관으로 받침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하게 된다.

대학도서관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임차하여 학내의 연구소, 학과, 프로젝트팀과 지역사회를 지원하고, 나아가 지식·정보를 대학구성원과 지역주민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개발하여 제공하는 일을 주도해야 한다. 지식사회의 대학은 도서관 기능의 강화와 함께 우수한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 운영하고 임대하거나 판매함으로써 학생유치와 재정확충을 기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의 학습센터로 자리 잡아야 한다.

미래사회는 첨단기술과 지식산업이 전반을 차지한다. 인공지능로봇산업도 미래사회에 주목받는 분야이다.
선진대학 미래사회 대응 준비

한편, 이미 지식사회에 진입한 선진국 유수대학이 추진하고 있는 지식사회 대응전략은 우리에게 시사점을 준다. 이를 요약한다.

먼저 모든 사회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대학의 인적자원개발 기능이 강화되어 학습계층의 다양화에 따라 학위 프로그램, 전문교육 프로그램, 자격증 프로그램, 교양 프로그램, 특별과정, 성인교육 프로그램 및 지역사회 프로그램 등 대학교육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온라인화가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특화된 미니 대학이 크게 부각되어 소수정예의 우수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고 있고, 대학과 외부 전문기관과의 네트워킹이 활성화되어 대학이 외부기관의 우수 프로그램을 구입하거나 임차하여 운영하고 있고, 외부기관이 직접 대학 내에서 운영하기도 한다.

대학경영 면에서는 대학행정을 아웃소싱하고 있는데, 특히 교수의 채용과 업적평가를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하여 평가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고, 대학행정관리직의 대학경영전문가로서의 위상이 크게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 유수대학에서는 대학경영을 전담하는 행정관리직의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대학이 나아가야할 방향

이상의 분석결과를 기초로 2010-2020년 한국대학의 발전방향을 탐색한다.

우선 교수와 행정관리직은 다양화·전문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성인계층이 학생집단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므로 성인학습자에게 알맞은 교수·학습원리와 학습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 여기서 교수는 지식전달자가 아닌 지식제시자·학습과정조정자 역할을 해야 하므로, 강의전담, 연구전담, 학습프로그램의 개발·운영·평가전담, 실습전담, 상담과 개별지도전담 등 다양한 전문성이 중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교수와 행정관리직 간 분명한 역할분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교수는 각자의 전공영역에서 교수하고 연구하며 사회에 봉사하는 본래 역할에 충실하고, 행정관리직은 교수의 교수·연구·사회봉사활동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대학개혁 및 발전업무를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대학경영전문가로서 정립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대학은 하이테크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5-2010년에 제1차 소프트웨어혁명이 완료되고, 이로부터 개발된 노하우와 2000년 전후에 개발하기 시작한 첨단기술로 인해 2020년경에는 인공지능사회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학은 하이테크 시스템 위에서 대학경영, 교육과정 운영, 교수·학습방법의 혁신 및 총체적 질 관리체제(TQM: Total Quality Management)를 운영해야 한다. 기존의 프로그램은 온라인 프로그램을 병행, 학생들의 개별화 학습과 자기주도적 학습을 진작시키고, 외국대학과의 원격교육과 재학생들의 온라인 재택수업을 강화하여 학습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이에 따라 기존 교육과정 운영은 혁신되어야 하고, 교수업적평가도 형식적 틀에서 벗어나 내용적·질적인 것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또한 대학은 반드시 학습조직으로 전환하여 교수와 행정관리직의 팀학습 활동을 진작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교수집단은 스스로 학습조직의 모범이 되어야 할 뿐 아니라 학내 학습조직의 개발, 관리, 조정, 평가와 갱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학습조직문화 속에서 학생들의 학습친화적 소양이 길러지고 팀활동 능력이 길러진다. 학생들은 학습조직 활동에 익숙하게 되고, 이는 각자의 분야에서 지식근로자로 성장하는 바탕이 된다.

이와 함께 교육과정 면에서 크로스 디시프린 커리큘럼(cross discipline curriculum)이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2010-2020년에는 전공간, 학과간, 단과대학간, 그리고 국내대학과 외국대학 간의 장벽이 점차 허물어진다. 자연히 기존의 전공이나 학과중심 커리큘럼, 소속대학 중심 커리큘럼의 특성이 희박해진다. 학생은 최소한의 코어 교양코스와 코어 전공코스만 이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언제든지 전공을 넘나들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대학만이 재정부담을 줄이고 학생이 선택하는 대학으로 자리 잡게 된다.

미래대학 문화의 변화 필요성

마지막으로 대학문화 면에서 승승관계(勝勝關係, win-win game)가 학내 생활원리로 정착되어야 한다.
교수와 행정관리직은 각자의 분야에서 수월성을 가지고 있는 자기완성적 엘리트로 존재한다. 그러므로 서로가 이기는 승승관계를 지향,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도와주어 시너지효과를 가져와야 한다.

교수와 행정관리직 간 각자의 전문성에 따른 역할분담은 대학구성원간의 승승관계를 의미하고, 코어 교양코스와 코어 전공코스에 따른 팀티칭은 교육과정 운영에서 교수요원간의 승승관계를 의미한다. 특히 교육과 연구 면에서 교수간의 승승관계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확대하여 학습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학생들의 팀워크와 팀학습을 진작시키게 된다.

대학은 환경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게 된다. 대학은 지금부터 대학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변화추세를 면밀히 분석하고, 여기서 발전추세를 추출하여 개혁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각 대학의 수월성과 접목시켜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한다.

한성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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