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구성원의 단결이야 말로 동국 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

이번 총장과 동대신문 편집장의 대담은 우리대학 개교 103주년을 맞이해 총장의 지난 2년간의 활동을 함께 돌이켜봤다. 아울러 이번 대담은 동국대학교의 103년 역사의 자성과 미래 동국인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논의를 하기 위해 마련됐다.                                                                                                                                            편집자

오영교 총장(왼쪽)과 정동훈 편집장(오른쪽)

▲편집장 = 올해 우리대학은 개교 103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지면을 통해 우리대학 구성원들에게 들려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총장 = 우리대학은 이미 역사적으로 백년을 넘어섰다. 서울권 사립대학 중 역사가 백년을 넘어선 대학은 고려대, 연세대, 동국대 등을 포함해 몇 개 학교밖에 없다. 백년이 넘는 역사는 그동안 우리대학이 쌓아온 학문적, 사회적 성과와 경험을 의미한다. 우리대학이 사회에 배출한 수많은 인재가 우리나라의 역사를 일구어온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대학의 역사에 대해 구성원 모두는 벅찬 자긍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점에서 개교 103주년이라는 역사는 아주 큰 의미가 있다.

다만 역사를 통해 무엇을 배울 것인가하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다. 과거를 통해 스스로를 뒤돌아보고 새롭게 변화하는 조직은 큰 발전을 이뤄내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오히려 후퇴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한다.

103주년을 맞이하는 동국인들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확실하게 진단을 하고 다시는 후회하지 않는 동국인이 됐으면 좋겠다. 103년의 역사는 소중하고 그 역사에서 축적된 경험은 우리에겐 크나큰 밑거름이다. 이런 밑거름에서 더욱 성장하여 더 좋은 동국을 만들 수 있는 동국인이 돼줬으면 좋겠다.

▲편집장 = 총장님께서는 고려대를 졸업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학부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하셨는데 학창시절 어떻게 공부하셨는지 또 고시 공부가 힘들었을 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하셨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총장 = 나는 목표를 정하면 그 목표가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그 것을 이루기 위해 그 한가지에만 몰입한다. 모든 일의 성패는 누가 얼마나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했는가에 따라 판가름 난다. 군대를 제대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사회에 나가서 공무원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공무원이 될 수 있는 길이 행정고시였다.

행정고시를 준비하면서 절실히 느꼈던 것은 절대시간의 중요성이다. 하루 최고 5시간을 잠자는 시간으로 정해놓고 나면 공부할 수 있는 절대시간은 19시간이 생긴다. 이 절대시간을 누가 잘 활용하는가에 따라 고시 합격 여부가 달라진다. 사람이란 가끔 지치기 마련이다. 나 역시 지칠 때가 있었다. 하지만 미래의 내 모습을 생각하며 지치고 피곤했던 일들을 잊을 수 있었다. 미래의 꿈을 그려보는 것인데, 꿈을 그리다보면 동기부여가 된다.

▲편집장 = 고려대 재학시절에 바라봤던 우리대학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총장 = 동국대 한양대 성대가 같은 순위의 대학이었다. 그중 순위를 뽑자면 학생들이 더 많이 선택했던 대학이 동국대이다. 서울, 연고대가 1순위 대학이라면 2순위 대학에는 동국대, 한양대, 성균관대 정도가 있었다. 물론 2순위 대학 중 동국대가 최우선순위에 들어갔다. 그 당시 고대에 합격하지 못했던 학생들은 당연하게 2순위 대학으로 동국대를 선택했다.

그 만큼 그 당시 동국대는 최상위 대학이었다. 하지만 지금 현재는 우리대학의 순위가 많이 떨어졌다. 그 이유는 다른 대학이 성장했을 때 우리대학은 정체돼 있었기 때문이다. 경쟁사회에선 내가 정체해 있는 동안 경쟁자는 성장한다. 그 결과 우리대학이 있게 된 것이다. 이제 우린 지금까지 걸어 온 것에 대한 반성을 하면서 왜 우리만 아직까지 여기에 머물러 있었나에 대해 진심으로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편집장 = 이제 총장님의 임기의 절반이 지났습니다. 총장님께서 부임하신 후 우리대학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외부에서는 대학이 가장 개혁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말을 많이 합니다. 정부 중앙행정부처와 기업을 거쳐 학교의 총장으로 부임하셨는데, 임기의 절반을 보내시면서 느꼈던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총장 = 학교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일하는 것은 사실 매력적인 일이다.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는 과정 그리고 거기서 새로운 성공 모델을 만든다는 자각은 매력적일뿐만 아니라 매우 흥미있는 일이다. 난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동국대에서 새롭게 성공모델을 만들고 이를 통해 새로운 성과를 이뤄내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다만 한가지 어려움이 있다면 공기업이나 행정부 장관을 할 때에 비해서 학교에서의 업무는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가 생기는 일이 너무 힘들다. 공기업이나 행정자치부 장관이었을 때는 구성원들과 의사소통 할 기회가 많아 한 가지 일에 여러 가지 의견을 종합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학교는 교수, 학생, 직원 등 다양한 구성원이 있고, 또 구성원들이 단과대, 학과별로 나뉘어져 있어 어려운 점이 있다. 학내 구성원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토론하는 기회를 만들기 어려워 종합된 정책을 만들기 어려운 것이 아쉬웠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토론의 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편집장 = 입학정원관리 시스템을 둘러싸고 독어문화학과 등 학과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입학정원 관리시스템이 지나치게 시장주의적이고 상업적이라는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총장 = 한정된 자원으로 모든 인문학을 끝까지 끌고 갈 순 없다. 물론 인문학의 배움의 기회를 막는 것은 잔인한 일이지만 현실적인 학문에 투자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또한 취업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실질 학문을 발전시킴으로써 학생들의 진로에 도움을 줄 수 있기에 실질학문육성에 주력하는 것이다.

▲편집장 = 대학발전을 위해선 재정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대학의 경우 등록금에 의존하는 비율이 79% 정도로 매우 높은데요. 재정확보를 위한 특별한 대안이 있으신지.

△총장 = 재정확보는 우리대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임을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가장 큰 고민도 그것이었다. 다만 재정확보를 위해 절대적인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충분한 재정을 끌어오는데 한계가 있어 아쉬웠다.

또, 등록금을 동결하고 나니 모든 학교사업이 위축되면서 장기적인 학교발전의 재원이 부족해지는 상황을 맞게 됐다. 재정확보를 위한 첫 번째 방법은 동문들을 통한 기부유치다. 작년 기부금으로 100억원 이상을 모금했고 올해도 그 이상의 기부금 모금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 학교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교육용 토지자산을 이용한 재정확보사업을 추진할 생각이다. 학교기업인 동국아트컴퍼니를 통한 수익창출같은 방법도 필요하다. 공연사업을 주로 하는 동국아트컴퍼니는 얼마 전 햄릿을 통해 많은 수익을 창출한 바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수익사업을 개발해 낼 계획이다. 그래서 교육재정을 튼튼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특성화된 교육프로그램의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편집장 = 취임하신 이후 강의평가 공개, 성과평가 시스템 도입, 입학정원관리시스템 실시 등 여러 개혁프로그램을 도입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런 과정에 구성원들의 의사수렴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총장 = 공식적인 의견수렴을 단과대학별로 하면 단과대학별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을 쉽게 수렴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의사소통의 장을 마련하기가 힘든 것이 우리대학의 현실이다. 교수와의 의견수렴을 위한 자리에 교수들의 출석률이 낮은 것이 현실이며 학생들과의 설명회에서도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의사수렴의 공식적인 창구가 열려 있음에도 참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소통과정에서의 참여는 저조하지만, 정책결정이 이뤄진 후의 비판은 이곳저곳에서 나온다. 구성원들이 정책결정과정이나 의사수렴과정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으면 한다.

▲편집장 = 얼마 전 출범한 미래기획위원회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임기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미래기획위원회를 발족시키신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지.

△총장 = 미래기획위원회는 총장에 처음 취임했을 때 세웠던 108프로젝트 사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장기비전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다. 총장의 임기인 4년 동안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전부 실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대학이 장기적으로 개혁과 변화의 선순환 구조에 들어서기 위해선 미래사회의 모습을 제대로 예측하고 대응하는 비전과 전략이 필수적이다.

미래기획위원회는 그런 비전과 전략을 학습하고 연구해 결론을 도출하는 기구로 운영될 것이다.

▲편집장 = 오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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