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103주년 기념 총학생회장 축사

길고긴 동국의 역사, 그리고 수많은 동국인들의 역사도 이제 103년을 맞이했습니다. 선배들이 지키고 가꾸어왔던 동국의 학풍과 전통이 시작된 개교 기념일을 41대 총학생회도 기쁜 마음으로 축하합니다.

그동안 대학을 다니면서 즐거운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하고 싶었던 공부를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며 열띤 토론도 벌여보고, 동아리 생활을 하면서 함께하는 즐거움이 어떠한 것인지 느껴보기도 하고, 동기들과 함께 밤새도록 사람내음 나는 이야기를 나누며 술도 마셔보았습니다.

물론 가슴 아픈 안타까움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우리 과 폐과에 반대하며 애원했던 학우들이 매몰차게 징계를 당해야했던 상황, 등록금을 동결하며 고통을 분담한다고 이야기했지만, 계절학기 수강료가 일방적으로 인상되는 현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대학생활은 동악의 역사를 만들어 왔던 선배들, 저와 함께 동악의 역사를 기록해왔던 동기들, 그리고 앞으로의 역사를 이끌어갈 후배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아쉬움 보다는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채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동국인 여러분, 저는 우리의 대학을 자랑스럽게 만드는 것은 학생에게 애정을 갖고 학문의 길로 안내해주시는 교수님과 정신없는 학사행정에 지쳤지만 밝게 웃으시며 학우들을 맞는 직원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동국을 빛내고 어느 대학보다 멋진 곳으로 만들어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주체는 바로 학생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등록금이 없어 휴학해야 하고, 하고 싶은 것이 많지만 장학금을 위해 경쟁해야 하며, 등록금에 보태기 위해 공부시간을 쪼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현실이지만, 좌절 하지 맙시다.

일시적인 사회적 수요에 맞춰 동악의 교육 전통과 학풍이 부정되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사회에 우리를 맞춰가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가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독창적이고 다양한 가치가 살아 숨 쉬는 멋진 동악으로 만듭시다. 창조성의 뿌리인 학문의 다양성을 지키고, 개인적인 경쟁보다는 함께 하는 연대를, 개인적 문화보다는 함께 하는 공동체 문화를, 그리고 그 속에서 은은한 향기를 내는 동국대만의 학풍을 만들어 갑시다. 그곳에 41대 총학생회도 항상 함께 하겠습니다. 바로 우리 학우들이 희망입니다.


신동욱
동국대학교 제41대 총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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